나는 일요일 낮잠을 좋아한다.나에게 일요일 낮잠이란 엄마의 살결 냄새와 같다.어릴적 엄마는 생존을 위한 일 때문에 나에 대한 돌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내 몸이 기억하는 한).하지만볕좋은 일요일 이따금씩 집안정리를 하셨다.라디오를 켜두고서.라디오에서는 진행자들의 멘트와 부드러운 음악들이 흘러나왔고햇살 내음이 그득한 빨래를 엄마는 내곁에 두시고 다시 화단정리를 하셨다.마당으로 내리쬔 햇살에 엄마가 눈부셔 하면서나를 보고 미노짓는다.나는 햇살이 약간 드리워진 앞마루에 누워라디오 소리를 멀찌감치 들으며햇살에 비친 엄마의 미소를 보며 한번 찡끗하고는햇살 내음이 그득하게 담긴 마른 빨래에 얼굴을 부비고 포근하게 누워 소근소근 잠이 든다.쌔근쌔근 자다가 불현듯 눈을 뜨고는두리번 거리며 마당에서 엄마의 그림자를 뒤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