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를돌보는시간2 흰 가운을 핑크자켓으로 만든 날 나는 흰 가운을 입고 싶었지만 삶은 나에게 핑크자켓을 건넸다. 올해 초 새학기 실습지도를 위해 7만원을 주고 구입했던흰 가운이 단 6회 착용 만에 핑크빛으로 물들었다.얼룩도 아니었다.군데군데 번짓 것도 아니었다.아주 고르게, 부드럽게 물든 연핑크였다. 세탁기에서 꺼낸 순간 잠깐 멍해졌다."어랏? 이거...내거 맞나?"그리고 곧바로 튀어나온 말"정신 차리자...단독세탁을 했어야 했는데..." 세탁버튼을 누를때 찜찜함을 무시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괜히 아들 잠바 탓도 해보고, 다시 세탁기에 넣어볼까 망설이다가 결국 표백제까지 꺼냈다.십분, 이십 분..... 한시간이 넘게 기다렸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핑크 가운그 순간 묘하게 힘이 빠졌다. 그리고 동시에 너털 웃음이 났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 가운에.. 2026. 4. 23. 일요일 낮잠 나는 일요일 낮잠을 좋아한다.나에게 일요일 낮잠이란 엄마의 살결 냄새와 같다.어릴적 엄마는 생존을 위한 일 때문에 나에 대한 돌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내 몸이 기억하는 한).돌이켜보면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여유로운 시간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그런데 이상하게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다.볕좋은 어느 일요일, 엄마는 이따금씩 집 안을 정리하셨다.라디오를 켜두고서.라디오에서는 진행자들의 멘트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고,햇살 내음이 그득한 빨래가 내 곁에 놓였다. 엄마는 다시 화단으로 나가 꽃과 나무를 돌보셨다.마당으로 내리쬔 햇살 속에서 엄마가 눈부신 듯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나는 햇살이 조금 드리워진 앞마루에 누워멀리서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햇살에 비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본다.그리고 살짝 눈을.. 2025. 3. 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