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상기록3 아이는 세상을 다르게 본다 어른들은 같은 풍경을 보면서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눈이 많이 왔네.''차에 눈이 많이 쌓였네.''와이퍼를 올려놨네.'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아침이었습니다.와이퍼를 세워 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들을 보던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기 큰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눈이 많이 와서 좋은가 봐.그런데 다른 차들은 다들 울고 있어. 너무 추워서 그런가 봐."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차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정말 와이퍼를 올린 차는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것 같았고,와이퍼를 내린 차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풍경이었지만,아이의 한마디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었습니다.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사물을 있는 그대.. 2025. 2. 22. 새벽 두 시 반, 아이와 나눈 이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어느 날은 아이가 불쑥 던진 질문 하나가,또 어떤 날은 잠들기 전 나눈 짧은 대화가 시간이 흘러도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오늘은 오래전 휴대폰 메모장을 정리하다가3년 전 기록해 두었던 한 장면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유치원에 다니던 아이가 새벽 두 시 반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그리고 다시 잠들기까지 한 시간 동안,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엄마, 이제 밤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거야?""응""왜?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 다 감정색이 먹어버리는 거야? 검정색한테 다 먹혀?""아니 다른 색들은 모두 자고 있는거야""엄마 그럼 밤에는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와?""응""엄마 그런데 나 검정색하고 하얀색.. 2025. 2. 21. 네가 너이기 때문에 아이의 어릴 적 사진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사진 속에는 특별한 표정도,대단한 순간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그저 평범한 어느 날의 모습입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예전에 읽었던 시 한 편이 떠올났습니다.나태주 시인의 「꽃 3」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이 짧은 한 문장이 오늘 사진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이는 예뻐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무언가를 잘해서 소중한 것도 아닙니다.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도 아닙니다.그저 '내 아이이기 때문',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 자신이기 때문'입니다.아마 부모의 마음은 그런 것 같습니다.잘 할 때도,실수할 때도,울고 웃을 때도,조건을 붙여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사랑하게 됩니다.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 2025. 2.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