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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6

일상의 감사함 우리는 대개 행복은 특별한 날에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오랫동안 기다린 여행이나, 큰 성공,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처럼 말입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가장 먼저 그리워지는 것은 의외로 아주 평범한 하루입니다.별일 없이 함께 밥을 먹고,잠깐 손을 잡고 걷고,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며 웃었던 시간.그때는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가장 간절한 추억이 되곤 합니다.저 역시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온 일상을 하나씩 떠올리는데,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마치 혜성처럼 내 삶에 다가와,평범한 하루라는 이름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 있었더군요.철없던 저는 그 선물들을 선물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내일도, 모레도.. 2025. 2. 23.
아이는 세상을 다르게 본다 어른들은 같은 풍경을 보면서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눈이 많이 왔네.''차에 눈이 많이 쌓였네.''와이퍼를 올려놨네.'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아침이었습니다.와이퍼를 세워 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들을 보던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기 큰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눈이 많이 와서 좋은가 봐.그런데 다른 차들은 다들 울고 있어. 너무 추워서 그런가 봐."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차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정말 와이퍼를 올린 차는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것 같았고,와이퍼를 내린 차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풍경이었지만,아이의 한마디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었습니다.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사물을 있는 그대.. 2025. 2. 22.
새벽 두 시 반, 아이와 나눈 이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어느 날은 아이가 불쑥 던진 질문 하나가,또 어떤 날은 잠들기 전 나눈 짧은 대화가 시간이 흘러도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오늘은 오래전 휴대폰 메모장을 정리하다가3년 전 기록해 두었던 한 장면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유치원에 다니던 아이가 새벽 두 시 반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그리고 다시 잠들기까지 한 시간 동안,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엄마, 이제 밤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거야?""응""왜?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 다 감정색이 먹어버리는 거야? 검정색한테 다 먹혀?""아니 다른 색들은 모두 자고 있는거야""엄마 그럼 밤에는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와?""응""엄마 그런데 나 검정색하고 하얀색.. 2025. 2. 21.
네가 너이기 때문에 아이의 어릴 적 사진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사진 속에는 특별한 표정도,대단한 순간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그저 평범한 어느 날의 모습입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예전에 읽었던 시 한 편이 떠올났습니다.나태주 시인의 「꽃 3」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이 짧은 한 문장이 오늘 사진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이는 예뻐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무언가를 잘해서 소중한 것도 아닙니다.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도 아닙니다.그저 '내 아이이기 때문',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 자신이기 때문'입니다.아마 부모의 마음은 그런 것 같습니다.잘 할 때도,실수할 때도,울고 웃을 때도,조건을 붙여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사랑하게 됩니다.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 2025. 2. 19.
걷는다는 것 살다 보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 있습니다.열심히 걷고는 있지만 이 길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있습니다.그럴 때마다 저는 오래전 한 문장을 떠올립니다.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어디로 가야 하는지,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그러나 나는 걷는다.그렇다.나는 걸어야만 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확신이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우리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요.모든 답을 알고 출발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불안한 마음을 안고도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나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저 역시 지금 .. 2025. 2. 18.
논문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처음에는 논문이 그저 열심히 쓰면 되는 글인 줄 알았습니다.자료를 많이 읽고, 성실하게 공부하면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막상 논문를 쓰기 시작하니 가장 어려운 것은 '쓰는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일'이었습니다.수없이 계획서를 고쳐 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어느 날은 '도대체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그런 시간 속에서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에서 이런 말을 소개합니다."논문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내가 볼 수 있는가 내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는 멋있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논문를 쓰며 수없이 ..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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