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육아에세이5 마음도 펴 아이가 커가면서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늘어간다.머리로 배운 것들은 많다.아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아이의 마음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는 것.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참 다르다.다른 사람에게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정작 내 아이 앞에서그 방법대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오늘도 아들과 티격태격하다가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든다.침대도 좁은데 굳이 자기 방 침대 옆으로 오라는 아이.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마음 한편에 쌓여 있고,조금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잠을 줄여야 하는 날들이 많다.그럼에도 늘 다짐한다.“아이가 눈을 뜨고 있는 시간만큼은 아이에게 충실하자.” 꼬깃꼬깃 몸을 접어 아이 옆에 누우면아이는 두 팔을 벌려 나를 반긴다.“나는 엄마가 너무 좋아.”그.. 2025. 9. 1. 아이는 세상을 다르게 본다 어른들은 같은 풍경을 보면서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눈이 많이 왔네.''차에 눈이 많이 쌓였네.''와이퍼를 올려놨네.'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아침이었습니다.와이퍼를 세워 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들을 보던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기 큰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눈이 많이 와서 좋은가 봐.그런데 다른 차들은 다들 울고 있어. 너무 추워서 그런가 봐."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차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정말 와이퍼를 올린 차는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것 같았고,와이퍼를 내린 차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풍경이었지만,아이의 한마디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었습니다.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사물을 있는 그대.. 2025. 2. 22. 새벽 두 시 반, 아이와 나눈 이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어느 날은 아이가 불쑥 던진 질문 하나가,또 어떤 날은 잠들기 전 나눈 짧은 대화가 시간이 흘러도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오늘은 오래전 휴대폰 메모장을 정리하다가3년 전 기록해 두었던 한 장면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유치원에 다니던 아이가 새벽 두 시 반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그리고 다시 잠들기까지 한 시간 동안,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엄마, 이제 밤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거야?""응""왜?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 다 감정색이 먹어버리는 거야? 검정색한테 다 먹혀?""아니 다른 색들은 모두 자고 있는거야""엄마 그럼 밤에는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와?""응""엄마 그런데 나 검정색하고 하얀색.. 2025. 2. 21. 알을 깨고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은 어쩌면 매일 작은 알을 깨고 나오는 일인지도 모른다.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눈을 뜨는 일이 아니라, 어제의 나를 내려놓고 오늘의 나를 다시 선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6시에 맞춰둔 알람이다.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몸을 일으키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오늘의 삶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나를 상상한다.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암막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어둠은 아직 깊고, 묵직한 눈꺼풀은 쉽게 나를 침대에 붙잡아 둔다.“조금만 더…”그 짧은 순간은 어느새 또 다른 꿈속으로 나를 데려간다.두 번째 알람이 울릴 때면 내가 계획했던 여유로운 아침은 이미 사라져 있다.마음은 앞서가는데 몸은 따.. 2025. 1. 25. 아이는 나의 것이 아니다. 새해가 밝았다.그리고 오늘은 아이의 생일이다.아침부터 잡채를 만들고, 부침개를 부쳤다.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핑계도, '오늘은 대충 먹자'는 마음도 오늘만큼은 뒤로 미뤘다.잠든 아이를 깨우며 조용히 아침 인사를 건넸다.그리고 마음속으로 또 하나의 다짐을 했다. 오늘은 화를 조금 덜 내는 엄마가 되어 보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참 많다.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해야 할 때도 있고, 왜 이렇게 간단한 일을 못할까 답답할 때도 있다.그럴 때마다 화가 먼저 올라온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화를 내고 나면 아이보다 내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내 표정을 먼저 살핀다.내 목소리의 높낮이를 살피고,오늘 엄마의 기분은 어떤지 눈치를 본다.그 모습을 발견하는 순.. 2025. 1. 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