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의 생일이다.
아침부터 잡채를 만들고, 부침개를 부쳤다.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핑계도, '오늘은 대충 먹자'는 마음도 오늘만큼은 뒤로 미뤘다.
잠든 아이를 깨우며 조용히 아침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또 하나의 다짐을 했다.
오늘은 화를 조금 덜 내는 엄마가 되어 보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참 많다.
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해야 할 때도 있고, 왜 이렇게 간단한 일을 못할까 답답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화가 먼저 올라온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화를 내고 나면 아이보다 내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내 표정을 먼저 살핀다.
내 목소리의 높낮이를 살피고,
오늘 엄마의 기분은 어떤지 눈치를 본다.
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 한쪽이 먹먹해진다.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아이인데,
나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그러다 문득 오래전 읽었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속 한 구절이 떠올랐다.
"그대들의 아이들은 그대들의 아이들이 아니다."
처음에는 이 문장이 낯설었다.
하지만 부모가 되고 나니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는 나를 통해 세상에 왔지만, 나의 소유가 아니다.
내가 대신 살아 줄 수도 없고, 내 생각대로 만들어 갈 수도 없다.
나는 아이의 삶을 대신 걸어 줄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 주는 사람이다.
부모는 활이고,
아이는 앞으로 날아갈 화살이라는 지브란의 비유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좋은 부모란 화살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방향을 향해 힘껏 날아갈 수 있도록 단단히 버텨 주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부족한 엄마다.
가끔은 화를 내고,
후회하고,
미안해한다.
하지만 오늘 아이의 생일을 맞아 다시 다짐해 본다.
아이를 내 기대에 맞추려 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존중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해 준 적이 있다.
"자식은 나에게 온 귀한 손님이다."
귀한 손님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듯,
아이에게도 조금 더 따뜻한 말투를 건네고 싶다.
조금 더 기다려 주고,
조금 더 믿어 주고,
조금 더 웃어 주고 싶다.
오늘도 나는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가 되어 간다.
'오늘도 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에 빠진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은 다르다 (1) | 2025.01.17 |
|---|---|
| 새로운 도전 (2) | 2025.01.09 |
| 그에 대한 기억 #5 (3) | 2024.12.24 |
| 그에 대한 기억#4 (2) | 2024.12.19 |
| 그에 대한 기억 #3 (2) | 2024.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