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하여

longterm-life-story0076 2025. 1. 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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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지내다 보면 사랑에 집착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다 보면 결국 그 사랑에 집착하여 후회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의미해석으로 갈등하고 괴로워할 때

사랑의 본질에 대해 꿰뚫는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로버트 A. 존슨 지음/고혜경 옮김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랑하는 것 loving'과 '사랑에 빠진 것 being in love'은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정의를 내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아가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평범함과 실패 그리고 그 사람이 지닌 장엄함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초인간적인 체험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사랑의 독이 몸에 퍼지고, 일상을 이끌어가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의식을 체험하게 된다. 

... 중략...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그 사람 자체를 아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환상이 아니다. 자신이 특별히 디자인하고 만들어 놓은 이미지나 역할을 상대방이 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것은 상대의 고유함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지속적이어서 오랫동안 유효하다.

... 중략...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원형적 혹은 신적인 세계에 침투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신과 여신으로 보인다. 상태를 통해 초개인적이고 초의식적인 존재 영역을 체험한다. 이 체험은 폭발력이 강하고 쉽게 불타오르는 신의 광기 같은 것이다.

사랑에 바진 연인이 서로를 쳐다보는 것은 서로를 넘어 그 이상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말로 사랑 자체와 사랑하는 것이다. 여성은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신, 에로스를 바라보는 프시케가 되는 것이다. 이 상태는 분명 오래가지 않는다. 어느 날 자신의 세상을 가득 채우던 아름다운 사람의 빛이 평범해지고 무뎌져 초인적이고 신적인 특질은 희미해진다. 그 자리에 인간적이고 실질적이고 평범한 사람이 서있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 중략...

그 사람은 극적인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으로 인해 그 사람의 삶은 완전히 변화된다. 바로 이런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발적인 체험이 '사랑에 빠지는 경험'이다.

 

또 다른 책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맨틱 러브에 대한 융 심리학적 이해, We] 로버트 A. 존슨 지음/고혜경 옮김

이졸데와 트리스탄에 대한 신화를 이야기하며

...

사랑에 빠진 남성은 상대 여성을 어떤 보편적이고 내면적인, 그러면서 영원하고 초월적인 상징으로 바라본다. 이럴 때 남성들은 삶의 모든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인다. 

.. 중략..

'당신은 언제나 내 존재의 이유였습니다. 당신을 흠모하는 것이 내게는 종교였습니다.' 한 인간을 이 정도까지 흠모 대상으로 여기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의 삶에 빛을 던져 주기도 하고 또 빛을 꺼뜨려 버릴 수도 있다. 사실 이때 우리는 신의 이미지나 상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신화는 역설로 가득하다. 

사랑의 묘약을 들이켜는 순간, 갑자기 로맨틱 러브를 통해 자연적인 세게에 초자연적인 세계가 침입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온전함을 향한 본능을 완전한 사랑에 투사한 것이 로맨틱 러브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 세상은 이전에는 그 어떤 사람도 줄 수 없었던 빛과 의미로 가득 채워진다. 그렇지만 이 사랑이 깨어질 때는 아무리 폭발적인 영감을 경험했을지라도 갑자기 깜깜해지고 텅 빈 세상을 체험할 수밖에 없다.

만일 우리가 사랑의 묘약을 단번에 들이켜길 멈추고, 한 모금씩 오래도록 서서히 마시며 상징으로 관찰한다면 아마도 명백하게 보일 그 무엇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중략...

여성이든 남성이든, 여성성은 대체로 현재의 진정한 관계나 애정을 표현하면 지난날의 적의를 내려놓고 과거의 상처를 잊는다. 이것이 여성에게 가장 고상하고 아름다운 본능 중 하나이고, 여성이 삶을 변모시키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 중략...

사랑의 묘약은 삼 년간 효력이 지속된다. '이졸데의 어머니 마법사 여왕은 삼 년간의 사랑을 위해 이 묘약을 만들었다.'

3은 불안전의 상징이다.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의식의 단계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지 알지 못할뿐더러 삶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상태이다. 3은 동적이고 결코 쉼이 없다. 3은 아직 우리가 온전함이나 전체로서의 우리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는 단계를 뜻하며, 진정한 자기를 향해 보이지 않는 길과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는 단계이다. 삼 년이 지나자 갑자기 주문이 사라진다. 이 순간이 정확히 투사를 철회할 기회이며, 진정한 관계를 시작할 기회의 순간이기도 하다. 자신이 투사한 것이 사실 자신의 일부라는 사실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비로소 한 여성과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여성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상대를 동등한 인간으로, 스스로의 권리를 지닌 존재로 보면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열린다. 이로써 남성은 여성을 본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자체의 복잡다단함을 지니고 자신의 강함과 재능을 지닌 한 인간으로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 

만일 남자가 눈을 제대로 뜬다면 마법이 풀리는 그 순간 진정으로 상대 여성이 누구인지 발견할 수 있는 황금의 기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여성에게 위임하는 대신 자신의 영적인 삶을 스스로 책임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 중략...

궁극적으로 지속되는 관계란 서로를 평범하고 불완전한 인간 자체로 바라보면서, 환상이나 과장된 기대 없이 서로를 사랑하는 커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언제나 상징적인 '삼 년'이 지나고 사랑의 묘약 효과가 사라져 투사가 걷히는 시점이 반드시 있다. 

로맨틱 러브는 신성한 두 가지 사랑이 세속적으로 뒤섞여 혼란을 일으키는 상태이다. 그중 하나는 '신적'인 사랑인데, 내면세계 또는 영혼적인 신의 사랑, 혹은 신을 향한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충동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사랑이다. 이는 육신을 지닌 인간들 사이의 사랑이다. 이 두 가지 사랑은 모두 타당하고 모두 다 필요하다. 

육화는 화합과 통합을 상징하고, 사랑의 묘약은 혼동과 혼란을 상징한다. 우리의 이중적인 특질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초월적인 통합을 이루게 될 것이고, 만일 그저 되는대로 받아들인다면 사랑의 묘약에 취해 혼미한 상태로 살게 될 것이다. 

 

저자는 중세 그 이전부터 내려온 사랑에 대해 언급하며 동서양의 사랑의 의미 차이, 시대별 사랑의 의미 차이 등을 신화를 통해 소개해 주었다.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사랑의 심인적인 의미에 대해 스스로 정리할 수 있었으며, 융의 이론에 따르는 아니무스와 아니마에 대해 작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칼린지브란의 글로써 사랑의 의미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사랑에 대하여

... 중략...

사랑이 그대들을 부르면 사랑을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르더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들을 감싸 안으면 그대들의 온몸을 사랑에게 맡겨라.

그 부드러운 날개털 속에 숨겨진 칼날이 그대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해도, 

사랑이 그대들에게 말하면 사랑을 믿으라.

겨울바람이 뜰을 황량하게 만들듯이 사랑의 말이 그대들의 꿈을 산산조각 낸다 하여도,

사랑은 그대들을 괴롭히는 만큼 영광스럽게 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의 가지를 베어내는 만큼 그대들을 성장하게 하리니.

사랑은 그대들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가 근원에 잇닿은 그대들의 뿌리를 흔들어 놓겠지만

사랑은 또한 그대들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햇빛 아래 떨고 있는 그대들의 연약한 가지를 보듬어 안아 주리라.

 

사랑은 그대들을 곡식 단 거두듯이 자기에게로 거두어들일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도리깨질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채질 하여 거추장스러운 껍데기를 다 불어내 자유롭게 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하얀 가루가 되도록 갈아 낼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반죽해 내리라.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그대들을 신성한 불꽃 위에 올려놓아 신의 향연에 거룩한 빵이 되게 하리라.

 

사랑이 행하는 이 모든 일들을 통하여 

그대들은 그대들 가슴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깨달음으로 그대들은 삶과 진실로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두려움에 갇혀 사랑이 주는 평안과 즐거움만을 찾으려 한다면

그대들은 그대들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마당에서 나오는 게 더 나으리라.

하지만 사랑의 타작마당 밖은 그대들이 웃는다 해도 다해서 웃을 수 없고 운다고 해도 마음껏 울 수 없는 무미건조한 세상일 뿐이다.

 

사랑은 자기 자신만을 주고 자기 자신에게서만 받으며

사랑은 소유하거나 소유당하지 않으니 

사랑은 사랑만으로 충분하리라.

 

그대들이 사랑할 때

그대들은 "신이 내 안에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신 안에 있다."고 말하라.

그리고 그대들이 사랑의 길을 인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말라.

오히려 사랑이 그대들의 길을 인도하리라.

그대들에게 자격이 있다면,

 

사랑은 스스로를 다하는 것 말고는 다른 열망이 없다.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사랑하면서도 다른 열망들을 가져야 한다면 이러하여라.

서로 녹아 하나가 되어 흘러가며 밤새도록 자기 노래를 하는 시냇물이 되어라.

넘치는 애정에서 오는 고통을 알게 되라.

 

스스로 사랑을 받아들여서 상처받고 기꺼이 즐겁게 피 흘리라.

새벽에는 활기차게 일어나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루에 감사하라.

한낮에는 쉬면서 사랑의 황홀한 기쁨을 명상하라.

저녁에는 감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라.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그대들 가슴의 기도와 입술의 찬양과 함께 잠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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