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추억10 일요일 낮잠 나는 일요일 낮잠을 좋아한다.나에게 일요일 낮잠이란 엄마의 살결 냄새와 같다.어릴적 엄마는 생존을 위한 일 때문에 나에 대한 돌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내 몸이 기억하는 한).하지만볕좋은 일요일 이따금씩 집안정리를 하셨다.라디오를 켜두고서.라디오에서는 진행자들의 멘트와 부드러운 음악들이 흘러나왔고햇살 내음이 그득한 빨래를 엄마는 내곁에 두시고 다시 화단정리를 하셨다.마당으로 내리쬔 햇살에 엄마가 눈부셔 하면서나를 보고 미노짓는다.나는 햇살이 약간 드리워진 앞마루에 누워라디오 소리를 멀찌감치 들으며햇살에 비친 엄마의 미소를 보며 한번 찡끗하고는햇살 내음이 그득하게 담긴 마른 빨래에 얼굴을 부비고 포근하게 누워 소근소근 잠이 든다.쌔근쌔근 자다가 불현듯 눈을 뜨고는두리번 거리며 마당에서 엄마의 그림자를 뒤쫓.. 2025. 3. 2. 엄마의 화단 나한테 해주지 못한 것이 많다며늘 미안해하는 마음이 전해지니나도 모르게 건방진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죄책감을 없애려 더 잘하려고 했던 것 같아이제 나도 편안해지고 싶어그래서 부탁이 있는데엄마,못해줘서 미안하단 말보다는해줄수 있어서 기뻤고해줄수 있어서 행복했고해줄수 있어서 감사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안될까?그러면 나도 행복해질 것 같아부디 엄마를, 그리고 나를더 이상 힘들지 않게 해주면 좋겠어.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엄마 아빠가 나를,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지금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는 거니까부디 내가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엄마도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엄마도 행복하면 좋겠어.사랑해, 엄마. 2015.08.13.(목) 엄마의 화단 앞에서 엄마는 꽃과 나무를 좋아한다. 물을 주면서 햇빛.. 2025. 2. 27. 일상의 감사함 오늘 문득 나와 함께 했던 지난 일상의 순간들이간절히 그리워졌다.그때는 아무렇지않게너무도 당연하듯 이루어졌던 그 순간 순간들이지금은 너무도 간절히 원하는 소원이 되었다. 너는 나에게 혜성처럼 다가와매 순간순간 일상의 선물을 봇물처럼 주고 있구나철없던 나는 그 일상의 선물을 알아보지 못하고그것이 마치 평생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 믿고소중히 여기지 못했구나오늘에서야 비로소 무릎을 탁 치며 알아차린다.너는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며매 순간순간 크고작은 선물들을 주고 있음을. 2025. 2. 23. 엄마, 저기 저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엄마, 저기 큰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눈이 많이 와서 좋은가봐. 그런데 다른 차들은 다들 울고있어. 너무 추워서 그런가봐." 지난 겨울폭설때문에 와이퍼를 올려둔 차와 올리지 않은 차들을 보며아들이나에게 이야기 했다. 2025. 2. 22. 새로운 도전 그는 한평생 남의 집 머슴처럼 그렇게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어릴 때 그곳은 개천 위를 지나는 다리를 중심으로 미허가 상점들이 즐비하여 자리 잡았고, 기억 속의 그곳의 이름은 약강이었다. 시장보다 작은 규모라 그렇게 불린다고 했다. 어른들과 택시를 타고 갈 때는 '약강다리'라고 하면 그 입구에 내려주었다.그는 선을 보고 자그마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누나 가게에서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리하여 약강다리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가게자리에 천막을 쳤다. 그리고 새벽 경매시장이나 큰 시장, 밭떼기 등을 통해 물건을 조달받아 판매하는 소매상, 채소장사를 하였다. 그 덕에 계절에 맞게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 먹이고, 과일을 사 먹이고, 생선을 사 먹일 수 있었다. 정수리에 희끗희끗 첫눈이 오기 시작할 때까지도.. 2025. 1. 9. 그에 대한 기억 #5 메리크리스마스~ 행복한 성탄 되세요. 여자의 집은 ㄱ자 골목의 제일 끝에 초록색 나무로 된 대문이 있는 단독주택이었다(물론 대문 색깔은 그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페인트칠을 할 때마다 바뀌었다). 한옥주택이라 기와지붕에 안방, 작은방 2개, 마루, 부엌, 다락이 있고, 자그마한 옥상 위에는 여러 개의 장독들이 놓여있었다. 마루에 서서 앞을 보면 성인 걸음으로 두어 보폭 정도 되는 토방과 그에 이어지는 마당, 그리고 대문 쪽에서 제일 안쪽 작은방 방향으로 이어지는 크지 않은 화단이 있었고, 화단에 바로 앞집 벽이 칸막이를 해주고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면 왼편으로 짧은 통로를 지나 집으로 들어가는 길과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에 작은 수돗가가 위치해 있었다. 이어 오른편으로는 화단이 보이고, .. 2024. 12. 24.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