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이야기

엄마의 화단

longterm-life-story0076 2025. 2. 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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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해주지 못한 것이 많다며
늘 미안해하는 마음이 전해지니
나도 모르게 건방진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죄책감을 없애려 더 잘하려고 했던 것 같아
이제 나도 편안해지고 싶어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엄마,
못해줘서 미안하단 말보다는
해줄수 있어서 기뻤고
해줄수 있어서 행복했고
해줄수 있어서 감사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안될까?
그러면 나도 행복해질 것 같아
부디 엄마를, 그리고 나를
더 이상 힘들지 않게 해주면 좋겠어.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엄마 아빠가 나를,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지금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는 거니까
부디 내가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
엄마도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엄마도 행복하면 좋겠어.
사랑해, 엄마. 
 
2015.08.13.(목) 엄마의 화단 앞에서

 

엄마는 꽃과 나무를 좋아한다. 물을 주면서 햇빛을 쪼이며 그들에게 속삭인다. 아마도 아무도 듣지않는 엄마의 속마음을, 엄마의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다.  이사하기 전 집을 허물기 전 엄마의 화단 사진을 남겨둔 것을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엄마아빠의 손길이 그대로 묻어있는 우리집.... 지금은 없다. 골목 끝집이었던 우리집이 이렇게 아름다울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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