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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개화

불혹을 지켜야 하는 나이

by 오늘도 개화 2025.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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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마냥 쉬운 줄만 알았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행복한 것도.

어린 마음에는 삶이 그저 주어진 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십대가 되었을 때는 조금 위축되어 있었다.

그래도 남들만큼은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삼십대가 되었을 때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도,
공부도,
일도.

마음먹으면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사십대가 되고 보니 알게 되었다.

그때 내가 믿었던 것은 가능성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욕심이기도 했다는 것을.

웃는 것도,
우는 것도,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울고 싶지만 웃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해야 하는 날들도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하려고 애쓰는 것과
잘 해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넘치지 않게 유지하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어릴 때는 서운하기만 했던 것들이 있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을까.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모님의 모습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아이를 키워보니 알게 되었다.

나의 아비, 어미가 왜 그렇게 표정이 굳어있었는지......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고 돌아서서 감정을 추스렸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그렇게 다시 하루를 살아내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던 부모님의 마음이

이제는 조금씩 내 마음 안에서 이해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이라고 했다.

마흔이 되어 세상의 이치와 자신의 길을 깨닫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마흔은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하는 나이가 아닐까.

삶의 선택이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고,

내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생기면서

더욱 나의 기준과 마음을 살펴야 하는 시기.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잃어갈 때 그 가치를 깨닫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도록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무엇보다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자.

 

불혹.

혹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도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다시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다짐한다.

오늘의 삶을 잘 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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