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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개화28

회고록 : 누에고치 속에 숨었던 나를 깨우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내가 나를 버리려 했던 그때부터.나를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조용히 걸어 들어갔던 그때부터.피폐함이라는 이름의 어둠이나를 조금씩 삼키고 있었던 것 같다.한때 나는 나를 알고나를 사랑하던 사람이었다.참 예뻤다.꽃처럼.수줍은 듯 피어 있었지만자신만의 빛을 잃지 않았던작은 꽃처럼.그런데 어느 순간,나는 거미줄처럼 얽혀버린나를 바라보게 되었다.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마음.한 올 한 올 풀어내다 보니나는 누에고치 속에 숨어 있었다.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스스로 만들어낸 작은 집.하지만 이제는 안다.고치는 숨는 곳이 아니라변화를 준비하는 곳이라는 것을.한 올 한 올 풀어내어다시 나만의 비단을 짓겠다.잃어버린 나를 탈환하겠다.더 이상 애정을 구걸하며나의 가치를 확인하지 않겠.. 2025. 2. 26.
꿈속에서 반복되던 한 문장, 총량의 법칙 몇 해 전, 아주 선명한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나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총량의 법칙.”나는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오가며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었다.무엇인가를 이해하려 애쓰듯, 머릿속에서는 계속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질량보존의 법칙.총량 보존의 법칙.어차피 전체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어느 한쪽이 많아지면 다른 한쪽은 부족해지고, 어느 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곳에서 채워지는 것.꿈속의 나는 의식으로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계속 되뇌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리고 그 꿈속에는 엄마와 이모가 있었다.어디론가 함께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그때 누군가 초록색 포장마차 대접에 음식을 담아 지나갔다.돼지껍데기 몇 점이 올려져 있었고, 그것을 본 엄마는 식사를 하려 했던 것 같다.그 장.. 2025. 2. 25.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든 날이 있습니다.몸도 마음도 지쳐서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하지만 돌아보면 성장을 만들어낸 날들은 대부분 쉽게 흘러간 날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조금 더 버텨낸 날이었습니다.최근 읽은 책에서 오래 마음에 남는 문장을 만났습니다."짜증 나고, 괴롭고, 죽을 것 같은 순간을 넘어서는 것. 그것이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이 문장을 읽고 자연스럽게 제 자신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나는 지금 프로처럼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아마추어처럼 살아가고 있는가.프로는 기분이 좋아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입니다.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계획한 일을 조금씩 실천합니다.반.. 2025. 2. 24.
일상의 감사함 우리는 대개 행복은 특별한 날에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오랫동안 기다린 여행이나, 큰 성공,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처럼 말입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가장 먼저 그리워지는 것은 의외로 아주 평범한 하루입니다.별일 없이 함께 밥을 먹고,잠깐 손을 잡고 걷고,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며 웃었던 시간.그때는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가장 간절한 추억이 되곤 합니다.저 역시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온 일상을 하나씩 떠올리는데,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마치 혜성처럼 내 삶에 다가와,평범한 하루라는 이름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 있었더군요.철없던 저는 그 선물들을 선물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내일도, 모레도.. 2025. 2. 23.
아이는 세상을 다르게 본다 어른들은 같은 풍경을 보면서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눈이 많이 왔네.''차에 눈이 많이 쌓였네.''와이퍼를 올려놨네.'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아침이었습니다.와이퍼를 세워 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들을 보던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기 큰 차는 만세 부르고 있어. 눈이 많이 와서 좋은가 봐.그런데 다른 차들은 다들 울고 있어. 너무 추워서 그런가 봐."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차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정말 와이퍼를 올린 차는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것 같았고,와이퍼를 내린 차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풍경이었지만,아이의 한마디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었습니다.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사물을 있는 그대.. 2025. 2. 22.
새벽 두 시 반, 아이와 나눈 이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어느 날은 아이가 불쑥 던진 질문 하나가,또 어떤 날은 잠들기 전 나눈 짧은 대화가 시간이 흘러도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오늘은 오래전 휴대폰 메모장을 정리하다가3년 전 기록해 두었던 한 장면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유치원에 다니던 아이가 새벽 두 시 반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그리고 다시 잠들기까지 한 시간 동안,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엄마, 이제 밤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거야?""응""왜?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 다 감정색이 먹어버리는 거야? 검정색한테 다 먹혀?""아니 다른 색들은 모두 자고 있는거야""엄마 그럼 밤에는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와?""응""엄마 그런데 나 검정색하고 하얀색..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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