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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살아가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행복이라는 것이나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아니면 이미 내 곁에 있었는데내가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많은 것을 이루면 행복할 것 같았다.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조금 더 인정받으면,조금 더 완벽해지면그때는 마음 편히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된다.행복은 무언가를 더 채우는 과정만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때로는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법정 스님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며자기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삶,집착에서 벗어나는 삶에 대해 말한다.무언가를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필요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나는 참 많은 것을 붙잡고 살아왔다.잘해야.. 2025. 3. 10.
일요일 낮잠 나는 일요일 낮잠을 좋아한다.나에게 일요일 낮잠이란 엄마의 살결 냄새와 같다.어릴적 엄마는 생존을 위한 일 때문에 나에 대한 돌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내 몸이 기억하는 한).돌이켜보면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여유로운 시간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그런데 이상하게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다.볕좋은 어느 일요일, 엄마는 이따금씩 집 안을 정리하셨다.라디오를 켜두고서.라디오에서는 진행자들의 멘트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고,햇살 내음이 그득한 빨래가 내 곁에 놓였다. 엄마는 다시 화단으로 나가 꽃과 나무를 돌보셨다.마당으로 내리쬔 햇살 속에서 엄마가 눈부신 듯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나는 햇살이 조금 드리워진 앞마루에 누워멀리서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햇살에 비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본다.그리고 살짝 눈을.. 2025. 3. 2.
너는 너고, 나는 나다 -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다는 것 결혼하기 전, 나는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던 문장이 하나 있었다.“나는 나의 삶을 살아가고, 너는 너의 삶을 살아간다.” 그 문장은 나에게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었다.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에 필요한 거리감이었다.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삶까지 내가 책임지려 하거나, 나의 행복을 상대에게 맡겨버리는 순간 관계는 조금씩 무거워진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창시자인 프리츠 펄스는 인간관계에서 각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나는 나의 감정과 선택을 책임지고, 상대는 상대의 감정과 선택을 책임지는 것.그렇게 서로가 온전한 한 사람으로 존재할 때, 두 사람의 만남은 의존이 아니라 만남이 될 수 있다.하지만 결혼을 하고 살아가면서 나는 이 문장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가족이라는 이.. 2025. 3. 1.
엄마의 화단 #2 - 다시 피어난 엄마의 작은 정원 새 집…우리 집이면 좋겠지만,친정이다.84년이었나.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분명 아버지께서 보여주셨던요즘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양식의 계약서.그 안에 적혀 있던 날짜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그렇게 30여 년을 살던 집을 떠나엄마와 아빠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셨다.처음에는 생각했다.이제 엄마의 화단도 사라지겠구나.오랜 시간 엄마의 손길이 머물던 공간.꽃을 심고,물을 주고,말없이 바라보던 작은 정원.그런데 놀랍게도새 집에도 다시 엄마의 화단이 만들어졌다.더 넓고,더 정돈된 공간.마음도 함께 정리되는 느낌이다.한결 가벼워진다.몸 안에서 다시 에너지가 흐르는 것 같다.집 밖으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적송 동산이 보인다.그곳에는 큰 무리의 백로 가족들이 살고 있다.아침이면,저녁이면서로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2025. 2. 28.
엄마의 화단 #1 나에게 해주지 못한 것이 많다며늘 미안해하는 엄마의 마음이 전해질 때면나도 모르게 조금은 건방진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엄마가 나에게 해준 것이 얼마나 많은데…”그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오히려 엄마의 미안함을 없애주려 더 잘하려 애썼던 것 같다.하지만 이제는 나도 조금 편안해지고 싶다.그래서 엄마에게 부탁하고 싶다.엄마,나에게 못해줘서 미안했다는 기억보다나에게 해줄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을 떠올리면 안 될까?해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순간,해줄 수 있어서 감사했던 순간을 기억하면 안 될까?그러면 나도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다.부디 엄마도,그리고 나도더 이상 서로를 미안함 속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아무리 어려운 순간에서도엄마와 아빠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기에나는 지금 이렇게.. 2025. 2. 27.
회고록 : 누에고치 속에 숨었던 나를 깨우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내가 나를 버리려 했던 그때부터.나를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조용히 걸어 들어갔던 그때부터.피폐함이라는 이름의 어둠이나를 조금씩 삼키고 있었던 것 같다.한때 나는 나를 알고나를 사랑하던 사람이었다.참 예뻤다.꽃처럼.수줍은 듯 피어 있었지만자신만의 빛을 잃지 않았던작은 꽃처럼.그런데 어느 순간,나는 거미줄처럼 얽혀버린나를 바라보게 되었다.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마음.한 올 한 올 풀어내다 보니나는 누에고치 속에 숨어 있었다.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스스로 만들어낸 작은 집.하지만 이제는 안다.고치는 숨는 곳이 아니라변화를 준비하는 곳이라는 것을.한 올 한 올 풀어내어다시 나만의 비단을 짓겠다.잃어버린 나를 탈환하겠다.더 이상 애정을 구걸하며나의 가치를 확인하지 않겠.. 2025.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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